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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아직 나에겐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다. 벤타일리칸을 처음 봤을 때의상황. 나의

머릿속으로 직접 말을 하고, 내 마음을 안정시켰던 건 대상 적용 마법이 아닌가?”그렇지만

제 정신 속에서 직접 어르신의 목소리가 울렸던 것 같은데요? 게다가그 덕분에 침착하게

있을 수도 있고요. 이건 대상에게 작용하는 마법 같은데요?””그렇긴 하지. 아마도 그것은

자네의 정신구조가 이곳 인간들의 정신구조와 거의동일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네. 정

신계 마법은 그럭저럭 통용되는 것 같네만, 그것도 간단한 작용밖엔 할 수 없을 것 같네

. 정신계 마법만 통한다면 손쉽게 자네의 정신 속에 공용어를 주입시킬 수도 있네만, 그

렇게는 못하네. 대신 말이 전달되고, 감정을 가라앉힐 수 있는 걸 보면 지극히 간단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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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계 마법은 통하는 것같군.”난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말해서 되는 마법이 있고,

안 되는 마법이 있다 이거로군. 기준은 약간 모호하지만 내 기억을 멋대로 조작한다던

지 하는 일은 최소한없을 거라는 소리였다. 간단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거나 마음을 평안

하게 하는 정도가 허용 범위라는 식이다.나는 박하인지 장미인지 모를 향이 나는 차를

한 모금 마시면서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마법으로 조종당한다든지, 마법에 의해서 내

가 집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의무감을 거세당할 가능성은 없는 것이다. 이걸로 일단 안

심할 수 있겠군. 그런데…어째서 그게 안 되는 거지?”그런데 어째서 그렇게 되는 거

죠?”벤타일리칸은 풍성한 수염을 쓸어내렸다. 그는 신중하게 생각하는 표정으로 수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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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한참 쓸어내리다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역시 자네가 이계인이기 때문이겠지.”

“어르신. 마법을 모르는 저라도 그런 말을 할 수는 있습니다.””허허허. 일단 들어보게

나. 자네는 이곳의 공기와 느낌이 매우 싫다고 했지? 마치 원수의 집안에 들어와 느끼

는 거부감의 수십 배 정도 되는 느낌이 든다고 했었지?””아직도 느끼고 있습니다.”

내가 간신히 대화를 나누고 생각을 할 수 있는 것도 이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마법 덕

분이었다. 내가 있을 곳이 아니라는 본능적인 감각이 온 몸을 지배하고 있는데, 정작

문제는 내가 있을 곳이 없다는데 있다. 아무리 찾아봐도 내가 있을 곳은없다는 결론

은 나를 미칠 것 같이 만든다.무겁고 두려워서 참을 수가 없다.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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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에 외로이 떨어져서 적의만을 받는 나의 심정을 아는 사람이 대체 얼마나 될까?

벤타일리칸은 나의 표정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내 생각에, 자네는 자네

가 살던 곳에서도 평범한 인물이었을 걸세. 기분나쁘게 듣지는 말게. 자네의 능력을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마법이나 성력과는관계없다는 뜻에서의 평범함일세.””예. 그

렇습니다. 사실 말하자면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은 아예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