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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지리를 몰라 자신도 모르게 악양과 가까워진 것이다.초일은 후미에서 경공으

로 달리던 소저가 숨을 몰아쉬며 땅에 주저앉자 그녀를 바라보았다. 어깨에 붉은 홍영

의 그림자가 보이는 것이 마상위의 염천장에 당한 것 같았다. 그녀가 주저앉자 영준하

게 생긴 젊은 무인이 그녀의 곁에 멈추었다. 그가 멈추자 또 한 명의 보기 드문 미인

이 멈추었다.”괜찮소?””그 말이 벌써 두 번이에요, 저에게 신경 쓰지 마세요!””이건 내

상약이오, 당가의 비전으로 만든 것이니 이걸 드시면 체내의 열기를 많이 사라지게 할

것이오.”당옥비는 땀을 흘리는 벽진진에게 작은 환약을 꺼내 주며 말했다. 벽진진은 당

옥비의 얼굴을 한 번 바라보고 그의 눈에 염려의 빛이 가득하다는 것을 알고 손에 쥐어

진 약간 푸른 빛의 환약을 입에 넣었다.”어서 운기를 하시오.”당옥비의 말에 벽진진은 재

빨리 정좌하고 운기조식을 취했다. 약의 기운이 사라지기 전에 치료를 하려는 것이다.

마상위에게 당한 염천장의 열기가 체내에서 빠져나가며 많이 나아지자 눈을 뜨고 당옥

비에게 말했다.”주루에서의 일은 미안하군요.”벽진진은 당옥비가 준 내상약의 효과가 좋

았지만, 그에게 고맙다는 말은 하지 못하고 주루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미안하다고 말했

다.당옥비는 원래 천성이 호탕하고 의협심이 강해, 그녀의 다친 모습에 사사로운 감정을

접어둔 채 그녀를 도와준 것이다. 벽진진이 미안하다는 말을 하자 고개를 흔들며 말했

다.”이미 그 일은 잊어버렸소.”그러자 당지가 화난 얼굴로 벽진진에게 말했다.”그 환약은

저희 당가에서 단 다섯 개만 만들어낸 청정단(淸貞丹)이에요, 그 환단은 저조차 먹어보

지 못한 영약이지요. 만 가지 약초를 조합해서 만든 것이라 내공의 증진에도 많은 도움

을 주지요. 그런데 고맙다는 말도 없고 그저 미안하다는 말만하다니 너무하군요!”당지

의 말에 당옥비가 당지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당지의 말에 놀란 벽진진은 가만히 기

를 운행해 보자 어느새 염천장의 열기가 사라지고 내공도 전보다 훨씬 좋아졌음을 알

았다.”오라버니는 너무 착해서 탈이에요. 어떻게 단 하나뿐인 청정단을 아무렇지도 않

게 줄 수 있지요?””그만 해라, 청정단이 없어도 이 오라비는 잘 살 수 있다. 소문으로

열화이기신공은 대단히 무서워 한번 격중되면 삼 일 안에 그 열기로 죽는다고 들었다

. 만약 청정단이 없었다면 벽 소저는 큰 중상을 입었거나 죽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약으로 저렇게 살았으니 더없이 좋은 일이지 않느냐?””흥! 저에게는 보여주지도

않은 것을 그렇게 쓰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