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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에 그 칼을 제가 아무도 모르게 살짝 감춰 뒀거든요. 지금 그 칼이 바로 마차 속에 있는데,
그걸 매씨댁 아가씨께 빌려 드리는 게 어때요? 그럼 아가씨하고 저하고는 정말 칼을 쓰는 묘한
수법을 구경할 수 있을 게 아니겠어요? 두 분이 칼을 쓰시면, 정말 기막힌 구경거리가 될 것
같은데요?”강주 아가씨가 가부를 말하기도 전에, 매약화 아가씨가 쌍끗 웃는 낯으로 대뜸 말
했다.”그거 참 좋은 생각인데, 비운아! 그럼, 그 칼을 좀 빌려다오.”비운은 강주 아가씨가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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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도 하기 전에 쭈르르 마차를 향하고 달려갔다.강주 아가씨는 그제서야 하는 수 없이 백
봉 주영에게 말했다.”정 부인! 그렇게 두 분이 싸우실 게 뭐 있어요, 네? 칼을 쓰고 싸움을
하시면 얼마나 무시무시하겠어요?”백봉 주영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여전히 코웃음을
쳤다.”흥! 그렇게 무서우면 멀찍이 비켜 서 있으면 될 게 아니냐?”강주 아가씨는 무섭고 겁
이 나서 어쩔 줄 모르는 척하고 또 한 마리를 덧붙였다.”그럼 두 분이 서너 번 칼쓰는 법이
나 구경시켜 주시다가 그만두세요! 정 그러시다면 어쩔 수 없군요.”이렇게 말하면서 몇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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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인지 뒤로 물러섰다.얼마 안 되어서 비운은 과연 겁이 나서 두 팔을 후들후들 떠는 체
를 하면서, 한 자루의 짤막한 칼을 두 손으로 받들고 되돌아왔다.그 짤막한 칼은 붉은빛 자
에 붉은빛 칼집이었는데, 칼자루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붉은빛 구슬알까지 박혀 있었다.
백봉 주영은 비운이 받들고 돌아온 한 자루 짤막한 칼을 보자, 자신도 모르게 깜짝 놀랐다.
모친 구미요호 때부터 검술에 도취한 집안에서 자라난 주영이었다. 칼을 많이 만져 본 사람
이면 누구나 한눈에 천하의 명검(名劍)을 판별해 낼 줄 아는 법이다. 한 자루의 짤막한 칼이
매약화 아가씨도 역시 마찬가지로 그 짤막한 칼을 보자 깜짝 놀랐다. 한눈에, 칼 중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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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품(珍品)임을 알 수 있기 때문이었다. 자기가 몸에 지니던 한 자루 장검과 비교해 봐도 몇
배 더 귀중한 보검(寶劒)이라고 생각했다.비운은 실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생글생글 웃는 낯
으로 매약화 아가씨의 앞으로 걸어왔다.”이 칼은 너무 짧아서맘에 안 드실지도 모릅니다만,
그대로 쓰실 만은 할 거예요.”매약화 아가씨는 칼을 받아 들자마자 칼집에서 쑥 뽑아 봤다.
용이 울부짖는 듯 쨍! 쨍! 울리는 쇳소리를 내며, 칼날에서는 붉은 광채가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