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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다도 훨씬 급이 높은 인물들이라 했다.이리하여 소위 육대 문파의 사람들은 간신

히 한숨을 돌리게 된 셈이다.명원방장이 나타났으니, 천하제일방 때문에 멸망당할 우

려가 없어지고, 최소한도 천하제일방의 안하 무인격으로 으스대는 태도나 기염을 눌

러 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물론, 일반 무예계 변두리에서 뽐내며 지내는

모산(茅山)의 걸인도사(乞人道士)나, 오독(五毒)의 하나라 일컫는 봉랑자 같은 인물들

은 도리어 비밀리에 사태의 발전을 주시하고 있었지만‥‥‥ 이런 인물들은 저마다 이것

이 과연 행이냐 불행이냐, 화가 될 것이냐 복이 될 것이냐 하는 착잡한 심정을 품고 있

었다. 무예계를 휩쓸어 버릴 것 같은 폭풍우 속에서 이런 인물들은 요행을 바라고 어

부지리를 꿈꾸는 엉뚱한 배짱을 먹고 있기 때문이었다.점심때쯤 되었을 때, 또 전해

지는 소식이 있었다. 화산파의 영도자 매소천의 누이 동생 경혼검(驚魂劍) 매약화(梅

若華)까지 나타났다는 것이다.또 무당파의 삼대 거물 중에서 태청(太淸), 상청(上淸)이

라는 두 사람도 나타났고, 옥청도장(玉淸道長)도 달려오고 있는 도중이라고 했다.

이렇게 되고 보면, 소위 육대 문파 중에서 천산파 사람만 제외하고는 그 나머지 각

파의 정예분자들이 모조리 신계로 집중된 셈이다.무예계의 생사와 존망을 판가름하

자는 일대 결투가 멀지 않아 터지고야 말 판이었다.백년 세월을 두고 보기 드물던 이

대규모의 결투에서 과연 승리가 누구에게로 돌아 갈 것인지?이 점에 관해서는 그 어

떤 사람도 제멋대로 억측을 낼 도리는 없었다.점심때, 해가 중천에 걸리기 시작하면서

신계 성안은 사면 팔방으로부터 몰려든 무예계 각 파, 각 층의 인물들로 어수선해졌고

떠들썩해졌다. 찻집이며 술집이며, 그야말로 쟁쟁한 인물들로 발 디딜 틈이 없게되었

고, 눈에 띄는 사람치고 무예계의 인물 아닌 사람이 없게 되었다.일반 백성들은 이 성

안에서 장차 무슨 사건이 발생할 것인지, 전혀 아는 사람이 없었다. 또 그들이 설사 무

슨 눈치를 챘다손 치더라도,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대문을 단단히 잠가 버리고 바깥

세상을 내다보려고도 하지 않았다.이때 서문 밖으로부터 사람들의 떠드는 요란스런

리와, 말들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 왔다. 사람들이 무더기로 닥쳐들었다.첫째 말 위에

떡 버티고 앉아 있는 사람은 바로 성수신검 정기봉이었다. 뒤따르는 말 위에는 곤륜황

승, 새외장인, 불로신선 여허, 무예계 삼기(三奇) 등 여섯 사람이 타고 있었다. 일곱

의 말 뒤로는 네 채의 호화 찬란한 마차가 따라오고 있었다. 앞장서 있는 두 채의 마

차에는 꼭같이 삼각형의 봉기(鳳旗)가 꽂혀서 바람에 휘날렸다. 한눈에 봐도 열두 첩

(十二妾) 중의 누군가가 타고 있음을 알 수있었다. 일행은 호호 탕탕, 위풍이 넘치는

기세로 성안으로 달려들고 있었다.이리하여 성안은 또다시 떠들썩하고 어수선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