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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랑한 패기가 가득 차서 우뚝 버티고 서 있었다.그렇게 노기가 충천할 듯했던 주육화상도

밖으로 뺑소니를 치려다가 아가씨가 나타난 것을 힐끗 쳐다보자, 금방에 그렇게 울퉁불퉁하

던 얼굴의 표정이 씻은 듯이 가라앉으며 빙그레 웃는 낯으로 말했다.”계집애도 어지간히

빠르군! 벌써 여기까지 달려왔으니!”그 아가씨는 깔깔대며 자지러지게 웃었다.”호호호! 호

호호!”아가씨의 맑고 깨끗한 눈동자가 세 영도자들의 얼굴을 비로 쓸 듯이 단번에 훑어

나갔다. 거만하기 짝이 없는 말투였다.”이봐요! 화상 아저씨! 무슨 일인가 우선 말씀해 봐

요! 제가 돌봐드릴 수 있는 일인지 없는 일인지?”주육화상의 얼굴은 울 수도 없고 뭇을

수도 없다는 표정이었다.”이 화상 아저씨더러 또 너를 무서워하고 쩔쩔매라는 소리냐?”

“아마, 그러셔야만 될 것 같은데? 오호호! 호호호!”아가씨는 호들갑스럽게 웃고 나서 또

다음 말을 했다.”화상 아저씨! 결국, 이분들이 아저씨를 못 살게 굴었다는 거죠? 저한테

말씀하시라니까요‥‥‥ 그럼, 제가 화상 아저씨를 위해서 앙갚음을 해드릴게요!”하늘을

우러러봐서 겁나는 게 없고, 땅을 내려다봐서 무서운 것이 없는 주육화상도 꼼짝 못하

는 모양이었다. 만약에 주육화상이 남에게 업신여김을 당했다면, 대신 앙갚음을 해주겠

다고 나서니, 이건 주육화상 자신이 생각해도 사람을 웃기는 너무나 당돌한 말이라고 아

니할 수 없었다.”어? 그래! 그래!”주육화상은 얼떨결에 우선 이렇게 대답을 해놓고, 한숨을

돌리고 나서 다음 말을 했다.”난 지금 이분들과 농담을 하고 있는 거야! 자, 이리 들어와서

세분 두령님들께 인사나 여쭙지!””호호호! 호호호!”아가씨는 날씬한 허리채와 오동통한 둔

부를 연방 한들한들 흔들어서 교태를 풍기고, 깔깔대고 웃으면서 선방 문 안으로 들어섰다.

주육화상이 세 영도자들을 소개했을 때에도 아가씨는 거만스럽게 버티고 서서 일면 애교를

떨고 까불고 하면서, 세 사람에게 겨우 고개를 끄덕끄덕했을 뿐이었다.세 영도자들은 그제

서야 이 교만하고 까불고 제멋대로 설치는 아가씨가 바로 현도노인의 손주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첫째로는 나이가 어리다는 점에서 둘째로는 무예계 일대의 이인(異人)인 현

도노인의 손주딸이라는 점에서, 아가씨가 아무리 까불고 예모 없이 굴어도 내버려두는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매소천만은 이 버르장머리없이 제멋대로 까부는 만빙여 아가씨를

막상 대하고 보니, 자기 누이동생 매약화를 생각하고 걱정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앞으로 두 계집애들이 과연 원만히 타협할 수 있을 것인가?’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격으로 만빙여 아가씨는 여전히 교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