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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돼요! 그건 내가 허락할 수 없어요! 휘장 안을 들여다보시지는 못해요!”말을 마치자, 매약

화 아가씨는 고개를 돌이켜 마부를 보고 눈을 딱 부릅뜨면서 역시 호통을 쳤다.”마차의 휘장

을 걷어 올리면 안 돼요! 내 말에 거역한다면 그대들도 가만두지 않을 테야!”매약화 아가씨는

평소에 무슨 일에나 과격하고 대담하고 또 제 멋대로였다. 마음에 내키는 대로, 그때그때 생

각나는 대로, 말을 하는 데에도 앞뒤를 헤아리는 법이 없었다. 그저 생각나는 대로 입 밖으

로 탁탁 뱉듯이 말을 퍼붓는 아가씨였다.마부는 약간 놀라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마음

속으로는 웃고있었다.’대단하신 아가씨인데! 하지만 아가씨께선 우리들이 누군지 모르시

는 모양이군!’매약화 아가씨는 다시 몸을 이편으로 홱 돌이키며 발칵 소리를 질렀다.”비렁

뱅이 같은 도사님! 도대체 어떻게 하실 작정예요? 꺼져 버릴거예요, 그냥 그대로 버티고

계실 거예요?”걸인 도사는 서슴지 않고 대답했다.”글쎄, 왜 아무 상관도 없는 남의 일에

간섭을 하고 나서느냔 말이오.”경혼검 매약화 아가씨는 하늘을 우러러보며 깔깔대고 자

지러지게 웃었다.”호호호! 그러시다면 이 매약화도 어쩔 수 없죠! 본의 아니게 실례를 하

는 수밖에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가씨의 손에 잡고 있던 경혼검에서 새파란 무지개

가 한줄기 뻗쳐 났다.칼은 맹렬히 휘둘러졌다. 뇌성 벽력 같은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서슬

이 시퍼런 칼끝은 곧장 걸인 도사의 앙가슴을 노리고 찔러 들어갔다.그러나 걸인 도사는

여전히 싱글벙글 웃고 있을 뿐이었는데, 다음 순간, 그는 신형(身形)을 약간 비칠비칠했을

뿐이었다. 그의 취팔선(醉八仙)이라는 신법(身法)은 실로 기기 묘묘한 수법이었다.몸을 한

번 꿈틀하고 움직였을 뿐인데, 어느 틈엔지 걸인 도사의 몸은 매약화 아가씨의 왼편 측면

에 서 있었다. 다 떨어져서 펄럭펄럭하는 소맷자락을 마구 휘둘렀다. 소맷자락에서는 무시

무시한 바람이 뻗쳐 나서,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빗줄기를 천 갈래 만 갈래의 은빛 화살

처럼 변형시켜 가지고 곧장 매약화 아가씨의 얼굴을 향하고 습격해 들어갔다.걸인 도사의

하는 짓이나 재간은 정말 이상야릇하고도 괴상 망측했다. 퍼붓는 빗줄기의 힘을 빌어서

상대방을 공격하는 기기 묘묘한 수법은 사실 잔인하고도 악독한 수법이기도 했다.매약화

아가씨가 만약에 은빛 화살처럼 변한 빗줄기에 얼굴을 맞기만 한다면, 그 냉정하면서도

앙칼지게 요염한 미모의 얼굴에는 즉각에 벌집같이 구멍이 뚫리지 않고는 견디기 어려

운 판이었다.그러나 경혼검 매약화라는 아가씨의 명성은 결코 헛되이 전해진 것은 아니

었다.아가씨가 한 번 칼을 허공 속으로 휘두르자, 몸까지 칼의 움직임을 따라서 춤을 추듯

허공을 훨훨 날면서 경혼검 수법 중에서 빙봉장하(　封長河)라는 수법을 발휘했다.